적어도 미국의 정책학에서는 상세한 부분들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정책 추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 문제 정의. 2. 증거 수집. 3. 정책적 대안을 만들기. 4. 기준 설정하기. 5. 결과 예상하기. 6. 트레이드 오프를 고려하기. 7. 결정단계. 8. 결정된 사안을 전파하기. 이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일컬어지는 부분은(물론, Implementation이 가장 어렵다는게 정책학자들의 견해이기도 하지만), 문제 정의부분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생각하는 바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문제인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에겐 솔루션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솔루션이 아닐 수도 있다. 더구나, 어떤 정책이든 일단 구현이 되고 나면 언제나 위너와 루저가 생기게 된다. 루저의 기득권이 강하면 강할 수록 그 정책은 문제 정의 단계에서부터 논란의 여지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사학법이나 종부세 같은 걸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하지만, 루저들의 힘이 그렇게 조직화 되지 못 한 경우엔 정책이 실현 되기 쉽다. 일례로, 정부가 소위 긴축 재정에 들어선다고 할 때(그것이 자유주의적인 발상에서건, 정말로 어려워서건), 가장 먼저 삭감 되고는 하는 것은 가난한 자들에 대한 지원금들인데, 그것은, 복지가 물론 돈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반발이 가장 덜한(반발할 능력이 가장 없는 사람들)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여간, 복잡한 역학관계 때문에 문제정의는 어려워 지는데, 여기에 다른 문제도 있다.
문제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실의 세계는 끊임 없이 변한다. 하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쪽에선 어느 한 시점의 현실을 붙잡아 두고 해석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유동적으로 흘러가는 현실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해석하여 문제를 정의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 것을 가리켜 "shooting moving target"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문제정의Problem Definition을 될 수 있으면 계속해서 다시 하는 것이 제시되곤 한다. 하지만,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문제정의가 바뀌면 그 다음에 해야 하는 일도 바뀌고, 최악의 경우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물론, 사회적으론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사회가 평면적이고 단순한 것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에크 같은 사람은 정부가 이 복잡한 세계를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알아서 잘 굴러가게 놔두라고 이야기한다(아주 러프하게 말하자면.). 하지만, 실제로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일본의 거품시절 수 많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노래했지만, 실재로 금융기관들의 파산이 임박하자, 파산하는 "자유"는 포기하고 싶어들 했다. 그건 모든 나라의 공통점이다. 하여간, 이 세계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에 대해서 단 하나의 솔루션이라던가, 완전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