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골

벌써 10년도 넘은 건가.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 되던 해가,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라니 좀 이상 야릇한 기분이지만, 최근 과거 민주당의 행태나, 노무현을 비판했던 세력에 대한 노빠들의 한풀이, 혹은 화풀이가 일각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뭐, 사실 쬐끄만 이글루스 안에서 싸우는게 무슨 심각한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서도-같아서 몇 자 적어본다. 하여간, 다시 DJ 당선에 관한 일로 돌아가자면, 다들 기억하고 있겠고, 머리에 피도 안 말랐을(좋은 뜻으로 말하는 것임ㅋㅋ) 20대나 10대는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DJ 당선은 망국의 위기, IMF, 속에서도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DJ를 지지하는 세력은 한 줌을 조금 넘어선 수준이었을 뿐이어서 과반수를 얻기 위해서 JP와 손을 잡았던 것이다. 충청의 패자 김종필과 호남의 주인 김대중 그리고, 서울경기의 한줌의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가 합쳐져서 이루어 낸 것이 바로 국민의 정부였던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소위 개혁, 진보 세력은 전체 유권자 중에서 20%도 안됐다. 그런데도, DJ의 정치력과 운이 합쳐져 이루어낸 결과였던 것이다.

2002년 노무현 당선 때는 어땠나? 노무현의 지지율은 정몽준 보다 낮았다. 한때는. 80년대부터 활동해온 정치가가 재벌집 아들내미 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것은 여러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하여간 심지가 굳은 소위 개혁/진보 세력은 그 당시에도 20% 정도 밖에 안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때 정몽준을 지지했다가 막판에 여론조사 한판 승부로 드라마 같은 통합을 이루어낸 노무현을 지지한 유권자들은 대체 뭘까?

뭐 하여간,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이나 그 때나 개혁/진보 세력이 기댈 수 있는 유권자는 얼마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혁명 전의 러시아 같이 온갖 모순과 악습과 불평등으로 혁명의 가능성을 높히겠다는 전략을 가졌다면 모를까-물론, 그게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그렇지도 않은데, 한 줌도 안되는 그 세력끼리 악다구니를 벌이는게 대체 뭔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이글루스에서 벌이는 악다구니가 별 의미가 없다고도 보지만, 정말 한나라당과 그 세력에 복수를 하고 싶다면, 민주당의 과거를 들먹이며 공격하는 건 자살골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복수를 원한다면 이런 말을 떠올리면 좋겠다.
Revenge is a dish best served 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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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win | 2009/06/03 00:17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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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G  at 2009/06/03 09:35
마무리에 공감되네요.
뭐 그런데, PC하진 않을지 몰라도 국민성이라는 게 분명 존재하는 것 같긴 하고..
'우리'들한테 냉정한 판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at 2009/06/0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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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6/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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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6/05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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