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우연히 젤라즈니의 앰버 연대기를 서점에서 발견하고 엉겹결에 사들었던 것처럼, 좋은 책들은 아주 우연히 나에게 다가오곤 한다. "현대 정치경제학의 주요 이론가들"이라는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서가에서 이렇다하게 빌리고 싶은 책을 못찾고 있다가, 도서관의 반납대에 누군가 반납했지만, 아직 서가로 정리 이동하지 않은 책들 사이에서 발견했던 것이다. 정치경제학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의 제목이 왠지 그런 목적에 어울릴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은 정말로 정치경제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딱 좋은 책이었다. 하이에크, 폴라니, 그람시, 무어, 슘페터, 다운즈, 허쉬만, 노스, 월러스틴의 이론들을 각각 설명하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그냥 아무렇게나 선택된 것은 아니고 하이에크, 폴라니, 그람시는 [국가와 시장의 관계]로, 무어, 슘페터, 다운즈는 [민주주의의 정치경제학]으로, 허쉬만, 노스, 월러스틴은 [발전의 정치경제학]으로 엮여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특히, 1부라고 할 수 있는 [국가와 시장의 관계]편이 가장 흥미로웠다.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사상이 차례로 제시되니, 국가외 시장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즉, 능동적인 독서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좋은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3부의 허쉬만의 바전 경제학에 관련된 부분도 더 탐구해보고 싶은 부분이었다. 각 챕터별로 많은 참고서적과 참고자료가 제시되어 있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책을 찾아볼 수 있게 해준 것도 매우 좋은 것 같다. 정말 개론서로서 딱인듯. 특히, 국내 서적과는 다르게 책 뒤편에 [찾아보기]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좋았다. 정치경제학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있었던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