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ered Carbon

Altered Carbon

이 책을 두고 초기 사이버 펑크에 경의를 바치는 소설이라는 평가가 있던데, 어쨌든 뉴로맨서 같은 것보다는 훨씬 재미가 있다. 뉴로맨서와 비슷하게 일본문화의 영향(사실, 그 영향이라는게 다분히 재패니메이션에서 받은 것 같은 확신이 들지만)을 받긴 했지만, 뉴로맨서에서 느꼈던 그 촌스러운 오리엔탈리즘 같은 건 없다는 것이 일단 좋다. 사이버 펑크란 말이 나올 정도로 미래의 정보 기술들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전뇌기술이다. 공각기동대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것 말고도 총몽 같은 곳에서도 워낙 뻔질나게 나와서 일본 만화책 좀 읽었다하면 뭐 그다지 신선하거나 혹은 생소한 이야기는 아닐거다. 유기체, 즉 몸은 옷처럼 바꿔 입을 수 있는 것이고 언제나 중요한 것은 전뇌다. 전뇌만, 혹은 의식만 백업해둔다면 갑작스러운 사고에도 다른 몸(혹은 자신의 클론)을 통해서 부활 할 수 있고, 그런 것이 일반 시민들의 권리가 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6C의 기술적 경이로움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사회는 필립 말로가 살던 20세기 중반의 미국 서부와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그 안의 캐릭터들과 이야기 전개도 마찬가지다. 언뜻봐도 복잡한 사정이 있을 듯한 의뢰를 받아들여 수사를 시작했더니, 더 복잡한 사정이 숨어 있었고, 주인공은 말로가(당)하던 그대로 얻어 터지면서 돌아다닌다. 하지만, 챈들러와는 다르게 이 작가는 영상화 시키기에는 정말 어려울 것 같은 잔혹한(특히 여성 독자에겐 더욱) 고문 장면을 그려내기도 하고, 말로와는 다르게 이 주인공은 26세기의 신기술로 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떄로는 터미네이터와 같은 속 시원한 복수극을 펼치기도 한다. 어쨌든 베베 꼬인 이야기를 정신 없이 따라가면서, 시원한 액션 장면에 취하면서 그리고, 전뇌 기술을 이용한 질펀한 정사장면에 몸이 달아오르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소설은 종장에 치달아 있었다. 한 마디로 재미가 상당했단 말이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와 설정이 꽤나 매력적이라 다른 작품들도 나왔을 것 같아서 찾아봤더니,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 브로큰 앤젤이라는 책이 출간 됐다곤 하지만, 이 책만큼 매력적이란 이야기는 없어서 아마 읽을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이 작가의 소설들이 곧 영화화 될 것이라고 하니 브로큰 앤젤은 그냥 영화로 볼까도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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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win | 2009/05/07 22:19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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