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불법화

음양사를 보다가 생각해보니 이 책을 제대로 즐기려면 일본 고대사를 잘 알아야겠더라. 그런데, 내가 일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서 얻은 지식일 뿐, 제대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획득한 지식은 시마전무한 실정. 그래서, 일본역사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 하고 도서관에 가봤더니 일본 고대사에 대해서 나온 책을 찾기가 좀 힘들었다.(물론, 이원복 교수의 책도 있지만 그건 좀 패스하고..) 그래서, 좀 뒤지다가 고른 책이 현대일본의 역사. 막부 말기에서부터 2000년대의 일본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정치, 사회, 문화등으로 나눠서 서술하고 있다. 즉, 역사 교과서랑 비슷한 구성이다. 그런데,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 시대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재미있는 사례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기때문이다. 가령, 이런 부분 말이다.

이런 정신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정부의 문화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국가는 말 그대로 영국과 미국의 문화적 영향을 추방하려 했다.... 퇴폐적인 재즈를 포함해 모든 '적국의 음악'은 금지되었다. 1943년 1월에 상당수의 음악가와 교사들을 회원으로 거느린 관제단체인 일본음악문화협회는 일본의 일상생활에 침투한 "미국 재즈의 영향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매달 세 번째 금요일은 "타락한 재즈 음악을 근절"하는 방법을 토의하는 날로 정해졌다.
...부도덕한 서양방식을 순수한 일본의 정신인 희생정신으로 대체하자는 요구는 요란하고도 집요했다. 그런 요구는 지식인과 정부로부터 나와 전인구에게 전달되었다...그러나 문화적 규제는 희귀한 물자나 직접적인 군수품과 무관할 경우 제한적인 효과만 거두었다...재즈가 불법화된 후 며칠 동안 축음기를 껐던 카페 주인들은얼마 지나지 않아 오래된 인기곡을 가끔씩 틀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과감해졌다. 한 가미카제 조종사는 자신의 일기에 "재즈를 사랑하는 미국인을 죽이러 가기 전날 밤에 재즈 음악을 듣는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막부 말기의 여러가지 소동이나, 전후의 일본에 관한 여러가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어서 일본에 대해서 막연히 가졌던 편견을 조금이라도 없앨 수 있어서 좋다. 두고 두고 읽을 만한 책이지만 1주 뒤에는 반납해야 하니 좀 더 읽으며 메모나 좀 해둬야 겠다.
by corwin | 2008/10/17 23:46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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