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지금 몇 일동안 신세지고 있는 집에는 리벌리라는 비글이 한 마리 있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진이라도 좀 찍어보려고 하면 지긋이 무심한 척 한 쪽 다리를 접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참 좋아지는 것이다. 게다가 개의 실질적인 주인인 친척이 몇 마디 말을 하면 잽싸게 알아듣고 온갖 재롱을 부리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질투까지 나기도 한다. 뭐, 오랫동안 사랑해준 사람의 말을 듣는건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리벌리의 삶을 좀 들여다보면 개를 기르고 싶다는 생각은 좀 사라지곤 한다. 이 개의 실질적 주인인 이 집의 첫째 딸은 아주 먼 곳에서 공부를 하는 중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개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다. 다른 주인인 둘째 딸 역시 멀지는 않지만 집을 나가서 공부하는 중이기 때문에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이 집의 부모님들은 생업에 바뻐서 집을 비우기가 일쑤인데 그럴 때마다 리벌리는 작은 정원에 갇혀서 하루를 보낸다. 물론, 두 딸들이 집에 있으면 집으로 들어와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리벌리는 아주 외로운 삶을 보내야 한다.
생각해보면 애완견이 아니라고 해도, 모든 동물들은 저마다 힘겨운 삶을 살고 있을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그런 외로움은 아주 작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출을 할 때마다 좁은 울타리에 갖혀 낑낑 거리는 리벌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없는 존재를, 때로는 소외시키는 일을 하는 것은 꼭 감상적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조금은 힘든 일이 아닐까. 더구나, 그 대상이 리벌리 같이 사랑할 만한 존재라면 더욱 더. 그래서, 나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일이, 귀찮음 자체도 물론 큰 이유이지만, 조금은 저어된다.
하지만, 리벌리의 친구가 될 개 한 마리를 더 키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