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히로시가 나온 드라마라면 뭐든지 좋아 라는 생각에 찾아 본 'at home dad'(2004년도 작)에 요즘 몰입하고 있다. 유명한 광고 회사의 팀장으로 일하던 아베 히로시가 갑자기 실직하게 되고, 부인(시노하라 료코)이 대신 회사에 나가게 되면서 아베 히로시가 주부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흐름이나, 연출, 등장인물들이 어쩐지 '결혼 못하는 남자'(2006년도 작...7년도던가?)와 너무 흡사해서 추적을 좀 해보니 작가(오자키 마사야)가 같다. 특명계장이 작가의 작품 목록에 있는게 약간 쇼킹하긴 했지만, 특명계장을 열심히 본 사람의 말에 의하면 특명 계장 역시 장르의 온갖 클리쉐들을 알고 가져다 쓴 개념작이라고. 특명계장은 물론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 드라마 삽입곡 중 愛しても愛し足りない라는 곡이 좋아서 찾아보니 fayray라는 가수의 노래다. 지금은 이 가수의 앨범을 찾기 위해 맹렬히 서핑중.
이 드라마를 결혼하기 전에 봤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결혼하기 전의 나는 실직하기 전의 야마무라(아베 히로시)와 별로 다를바가 없었던 것 같다. 주부가 하는 일들은 어머니가 다 해주셨고, 난 그걸 그다지 고맙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분리수거에서부터 빨래, 설겆이 그리고, 청소 따위의 일들을 진지하게 해본적도 생각해본적도 없다. 하지만, 결혼 후에 이 모든 것이 절반의 내 몫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주부 일이 무엇인지 서서히 알게 되었다. 지리한 싸움. 주부가 하는 모든 일은 매일매일 정말 지겹게 반복이 된다. 설겆이는 매 끼니마다 쌓이고, 빨래는 매일 쌓여간다. 조금만 청소를 게을리해도 먼지가 발바닥에 묻어 기분이 나빠지고, 수건에선 냄새가 난다. 그걸 막아내는 것이 주부의 고된 일이었다. 물론, 야마무라 만큼 잘하지는 못하지만, 나도 주부일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그래서 at home dad가 지금의 내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